 꽃비 내리는 창가에 서서 – 이동식(시와사람 · 2023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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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산문집인 이 책의 저자 이동식 목사는 무안읍교회 담임목사이다. 《시와사람》으로 수필 등단 후 (사)한국문인협회 회원, (사)한국문인협회 무안지부 지부장, 기독교 호남신문 칼럼니스트, 한국예총 무안지회 수석부회장, 전남문인협회이사직을 맡고 있다.
그동안 발간한 수필집으로는 『하늘정원으로 통하는 창문』, 『햇살이 머무는 사랑의 뜨락에서』, 『꽃비 내리는 창가에 서서』, 『군불 지피는 보랏빛 마음으로』가 있으며 이 책들은 전국 대형서점 및 쿠팡, 11번가, 네이버, 다음 등 기타 인터넷서점에서 판매 중이다.
본 책 『꽃비 내리는 창가에 서서』는 표지에 “힘들고 지친 사람들을 위한 따뜻하고 포근한 쉼터”라는 설명처럼 시든 산문이든 따뜻함과 쉼을 준다. 특히 고향과 어머니에 대한 글과 시는 많은 공감을 불러 일으킨다. 이 책은 봄·여름·가을·겨울 4계절 분류에 따른 시와 산문을 통해 각 계절에 대한 작가의 생각과 느낌을 접하게 한다. 책 사이사이에 들어간 작가와 가족들이 직접 찍은 수준 높은 사진들은 책의 품격을 더 높여준다. 일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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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종종
종종종
참새 한 마리 마당을 뛰어 다닌다
날개를 푸덕이며
날아가도 될 터인데
마당에
한 발이라도
더 머물고 싶은 마음 때문인지
오늘도
내 마음 어설픈 뜀뛰기
종종종이 되었다(p. 20).
요즘 청정농사를 지는 사람들이 늘어 농약을 안 치거나 적게 하고 금비보다 퇴비를 사용합니다. 또 오리 농법이라 해서 논 가(p. 80)운데 청둥오리를 키우며 벼농사를 짓는 환경 친화형 농사가 있습니다. 청둥오리는 기러기과로 시베리아에서 번식합니다. 겨울이 되면 우리나라에 날아와서 지내다가 돌아갑니다. 청둥오리는 날개 힘이 좋아 먼 거리를 오가는 철새입니다. 그런데 논에 농사를 위해 넣어둔 청둥오리는 날지를 않습니다. 사육장의 하늘 부분을 막아 놓지 않아 물어보니 청둥오리는 영양가 많은 사료를 먹고 살이 찌면 몸이 무거워 날지 않고 그러다가 자신들이 날아다니는 새라는 것을 잊어버린다는 것입니다. 먹는 것에 걱정이 없어 하늘을 나는 것을 포기하고 날았던 기억도 못한다는 것입니다. 미국의 저명한 내과 의사인 '래리 도시(Larry Dossey)'는 10명 중 8명이 시간에 쫓기는 '시간병(Time-Sickness)'에 고생한다고 합니다. 늘 시간이 달아난다는 느낌 속에 허둥대며 가속 페달을 밟듯 계속 서두르는 것입니다. 벌판 위의 벼와 보리도, 비행기 속 승객도 모두 시간에 쫓겨 살아갑니다. 오늘도 나를 통해 지나가는 일들과 사람과 시간들에 최선을 다하는 주인공으로 살아가야 겠습니다. "Carpe Diem Memento Mori (카르페 디엠 메멘토 모리... 현재를 잡아라. 죽음을 기억하라)"의 명언을 되새겨 봅니다(p. 81).
꿈속의 어머니
지난 밤 꿈속에 어머니께서 오셨습니다
떠나가신 후
못 살 것 같던 젖은 마음도
무디어져 말라버리고
제법 씩씩한 척 걸어왔는데
잊고 사는 아들
군불 지펴 뎁혀주시려
사랑스런 그 마음
여전한 모습 그대로 이셨습니다
지는 낙엽 위로
찬바람이 불어옵니다
아!
어머니의 품이 또 그리워집니다(p. 24).
자화상
나는
병들어 뒤틀린
굽은 나뭇가지가 좋다
바위 때문에 돌아가는
비뚤어진 길이 좋다
나는
바람에 날려
찢긴 꽃잎이 좋다
누렇게 손때 묻어
찢어진 노트가 좋다
왜냐고요
잉크냄새 나는 새 책 새 옷이 좋고
신상의 세련된 자동차
나도 새 것이 좋다(p. 34)
그러나
내 모습 닮은
애정이 가는 분신 같아서 좋다(p. 35)
여름고개 합창단
매미 합창단
구슬픈 공연이
아직도 계속 되는데
다음 출연자들의
연습 소리가
점점 가까이 들린다
귀뚜라미 노래에
가을바람이
살랑살랑 일어나고
익어가는 알곡을
어루만지는
부드러운 손길이 되었다
아직 무대 위에서는
목청 높이는
여름이 노래하고 있다(p. 122)
가을 리허설
서늘한 새벽
익숙한 길 위
오늘도 하룻길
새로운 시대가 열린다
선물처럼
살며시 다가와
친근하게 어깨 기대는
이슬 젖은 바람은
가을의 향기를 품었다
무대 뒤 놀란 귀뚤이
리허설 중
침 삼키며 피리 닦으며
숨 죽여 맛 뵈기,
가을의 노래를 부른다(p. 172)
익어가는 가을날의 품격(品格)
저물어 가는 가을날의 오후 햇살이 들어온 창문에 노란 은행나뭇잎이 반사되어 포근함을 느끼게 하는 시간입니다. 모처럼 휴대폰을 열어 좀 고전적인 클래식을 들어 봅니다. 세계적인 테너들이 부르는 명곡이 흘러나오며 펼쳐진 가을 하늘은 한결 고결한 모습으로 어울립니다. 음악을 들으면서 고상해진 내 모습을 누려 봅니다. 일상의 모든 사물과 현장치고 소중하지 아니한 것이 없지만 때론 평범하지만 고상하고 세련된 모습을 찾을 때가 있습니다. 우리는 이런 것을 품격이라는 단어로 부르기도 합니다. 모든 만물에는 그에 어울리는 품격이 있습니다. 품위를 소중히 여긴 서구 사람들은 ‘품위’를 ‘dignity’라는 단어로 자존감과 위엄을 지닌 품(p. 223)격이라고 말합니다. 우리는 주변에서 존경하던 어떤 분들이 정치에 뛰어들고 세상욕심에 치우치면서 그에게 나타났던 소중한 품격을 상실한 초라한 모습을 보며 온 사회와 지인들까지 실망하는 일을 종종 봅니다. 아집이 드러나고 천한 언어들로 채워져가는 모습에 하루아침에 그들의 품격은 낮은 가치로 추락합니다. 이 세상에 모든 것에는 그것에 합당한 수준인 격(格)이 있습니다. 그래서 그 수준에 맞는 기준을 정한 것을 규격(規格)이라 합니다. 그리고 그 격에 맞도록 준비되면 합격(合格)이라 인정해 줍니다. 그것에 대한 가치를 매기는 것이 가격(價格)입니다. 만물과 인생에서 그 위치에 어울리는 격을 지키는 것은 너무나 중요합니다. 대통령은 대통령에 맞는 격(格)이 있듯이 모든 만물과 인생사에도 격이 있습니다. 사람은 짐승이나 다른 피조물과 다른 수준의 성품인 사람다운 인격(人格)을 소유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성숙한 품성과 인격을 가진 인생은 품격(品格)이 드러난 멋진 모습입니다. 우리는 사실 연약한 죄인이지만 하나님의 은혜로 우리의 격이 상승되어 격상(格上)되었습니다. 그러므로 그 품격에 따라 대우와 가치가 달라진 것입니다. 아름다운 우리말 중에 ‘답다’는 말은 합당하는 뜻을 가졌다는 것을 인정하는 말입니다. 어른의 수준에 오른 인생을 '어른답다'고 표현합니다. 예컨대 그 모습이 참 '아름답다' '사나이답다' '여성스럽다' 사람다운 삶' '신자 답다' 등으로 표현합니다. 그것은 가장 중요한 본질에 도달했다는 말이기에 칭찬이기도 하고 인정하기도 한 것입니다(p. 224). '제임스 A. 프로우드'라는 분은 그의 저서에서 "인격은 택배처럼 어느 날 집 앞에 도착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을 연단하고 담금질하여 단단히 쌓인다"고 했습니다. 인내를 가지고 갈고 닦아야 훌륭한 품격이 만들어지는 것입니다. 그래서 정체성과 본질에 도달하여야 하는 것이며 그 '다움'을 회복하여 아름다울 때 행복하다고 말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는 정체성에 대한 성찰입니다. 소금은 요리에 없어서는 안 되며 설탕은 음식을 달콤하게 하는 데 큰 역할을 합니다. 소금과 설탕이 겉보기에 아무리 비슷해도 설탕은 설탕, 소금은 언제나 소금이기에 존귀합니다. 존경을 받는 사람에게는 품격으로 사람들에게 호감이 가는 끌리는 힘이 있습니다. 어떤 글을 보니 "꽃의 향기는 십 리까지 퍼지고 인격의 향 내는 만 리까지 알려진다"고 합니다. 저물어가는 가을 햇살에 익어가는 자연의 품격에 어울리도록 내 인생의 품격을 마음의 저울에 올려봅니다(p. 225).
꿈 속의 고향
모락모락 정겹게.
어머니가 피워 올린
환영의 손짓
고향 집 굴뚝엔
하얀 연기가 피어오른다
내일은 명절날
저물어 가는 석양을 붙들고
그리운 가슴
손으로 누르고
고향집 꿈을 꾸며 마음을 달랜다(p. 232)
이동식 목사 관련 기사 링크
무안읍교회, 지구촌나눔재단 전남 무안 지부 설립 및 사랑의 쌀독 발대식
총회 역사위, 『초창기 한국교회 대사회 운동』학술 세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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