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무안읍교회 손순자(필명.손수진시인)집사의 시 "거미, 베를 짜다 " 가
2009년 현장 비평가들이 뽑은
올해의 좋은 시로 선정 되었습니다 축하드립니다.
대단한 일이며 경사입니다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더 좋은 시로 하나님이 주신 아름다운 자연을 노래하고
신앙의 마음으로 삶의 고백을 노래한 다윗같은
시인 되시길 기원합니다.
아래는 이번에 선정 된 시 "거미 베를 짜다" 입니다.
거미, 베를 짜다
손수진
오래된 집에 거미가 산다
그 집의 역사만큼 오래된 거미 밤마다 실을 뽑아 베틀에 건다
나고야에서 나고 자랐니라
해방이 되자 너도 나도 귀국길에 올랐니라
사나흘이면 가리라던 귀국길은 달포가 넘어 걸렸니라
시모노새끼에서 규슈로 가는 야미 배를 타고
동지섣달 바람은 얼마나 부는지 까불까불 가랑잎 같았니라
누렇게 부황 든 사람들은 바닥에 짐짝처럼 구겨져 있었니라
산후조리 못해 병든 어머니는 아버지가 부축하고
핏덩이 동생은 내가 들쳐 업고, 애면글면 군산항에 내렸는데
쓰리꾼이 아버지 허리춤에 찬 전대 귀신같이 털어가고
지게꾼에게 매낀 보따리마저 잃어버리고
석탄차 얻어 타고 대구에 내리니 염생이 마냥 눈알만 반들반들
그런 우스운 꼴이 없었니라
고향집에 돌아와 열흘 만에 어머니 돌아가시고
닷새 후에 딱정벌레처럼 붙이고 다니던 동생마저 세상 뜨고
그때 나이 열일곱,
열아홉에 시집이라고 왔더니라
예단이라고 벌거지 터진 물들인 것 같은 명주베 넉자, 뿔스무리한 저고릿감 넉자
일곱세 무명베 두루마기 흑감 한 감, 동동구리무 한 통, 덧분 한 통
시집오는 날 아침까지 손수 밥해먹고
분 한번 못 찍어 바르고 얼굴 한번 못 본 신랑한테 시집이라고 왔더니라
길쌈도 못 배우고 말도 어눌하고 홀아부지와 살다가 시집이라고 왔는데
대추씨 같은 시엄시 땡감 같은 시누이 내 살아온 역사를 어예 말로 다하겠노
어머니 나이 팔십, 지금도 그 주소를 외우며
밤새워 술술 몸속에서 거미줄을 뽑아 달빛아래 철커덕 철커덕 은빛 베를 짠다.
아이지깽 도요하시시 하시라쬬 도고 산주 이찌노 니반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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