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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 산행 길에서
글쓴이 : 홈지기     날짜 : 09-01-04 20:43     조회 : 717    

신년 산행 길에서
이동식목사(무안읍교회)

겨울 가뭄에 말라진 대지에 하늘의 천사가 내려온 것 같은 하얀 눈이 하얀 융단을 깔아 놓은 듯 아름답게 내렸습니다. 마치 하늘이 깨끗하게 새 마음으로 시작하라는 선물을 내려주는 듯 새해 퍼포먼스를 펼쳐 놓았습니다. 신년의 의미를 담은 산행을 몇몇 지인들과 지난 해부터 계획하고 기다렸는데 드디어 새해 아침이 열리고 설레임과 기대를 품은 가슴들은 이른 아침 산으로 향하게 했습니다. 신랑 신부를 위해 지난 밤 하얀 눈으로 준비한 아무도 걷지 않은 하얀 눈길을 기분 좋게 걸어가면서 코끝으로 다가오는 신선한 새로운 공기를 건강을 마시듯  깊이 마셔봅니다. 산 위에서 내려다보는 자연은 변함없이 여전합니다. 시간이 지금도 흘러감을 상기 시키기라도 하듯 멀리 강물은 변함없이 줄기를 따라 쉼 없이 흘러갑니다. 그러나 오늘 새벽 우리에게 찾아온 저 하늘의 태양은 새해라는 신년의 의미를 품어서인지 의미있고 신비하게만 느껴집니다. 새해를 맞으면 우리는 결심과 각오를 새롭게 하고 계획도 세웁니다.새해는 우리에게 새로운 기회라는 의미를 부여합니다. 새해에는 더 잘해야 될 텐데, 그리고 더욱 성숙하고 발전적인 열매를 맺으려는 기대와 욕심으로 출발합니다. 그러므로 부담이 가기도 하지만 새해의 산행은 희망을 향해 걸어가기에 밝고 행복하기만 합니다. 철학적인 사고가 발달했던 헬라인들은 시간과 때를 두 가지로 구분하였습니다. 흐르는 시냇물처럼 시간의 흘러가는 크로노스(chronos)는 어느 덧 해가 바뀌게 하고 나이가 들어 백발이 보이게 하고 ‘아니 벌써’ 하고 인생을 당황하고 놀라게 합니다. 이렇듯 흐르는 세월은 우리도 함께 흘러가게 하였습니다. 흐르는 시간은 연륜을 만듭니다. 전통은 오래 될수록 좋겠지만 동물이나 식물의 나이는 구세대의 산물 같아서 자랑거리라기보다 현세에 적응하지 못하고 뒤쳐지지는 않을까 하는 불안한 맘도 들게 합니다. 물론 수 백년의 긴 세월의 흔적을 지닌 고목이나 바위가 그리고 어른들이 우리에게 스승이 되듯 나이나 연륜은 분명한 선물입니다. 철없던 어린 시절은 나이를 빨리 먹고 싶어 은근히 나이를 올려 말하기도 하였는데 언제 부턴가 나이를 줄여 주면 고맙게 여겨짐은 세월의 흐름이 우리 마음을 두렵게 하는가 봅니다. 그래도 세월은 야속하게 흘러만 가고 이 세상의 모든 것들도 변화하여 갑니다. 언제부턴가 나이가 들면서 나이를 물으면 괜한 자격지심에 나의 삶을 돌아보며 잘 살고 있는지 생각 해 보기도 함은 세월의 책임이라 생각합니다. 헬라인들은 크로노스(chronos)보다 더 소중하게 생각했던 시간의 개념을 ‘카이로스’(kairos)라 구별했습니다. 마치 야곱이 칠년을 수일처럼 여겼던 것 같은 흐름의 시간보다 그 내용과 가치에 의미를 부여한 그 꿈결 같은 질적인 카이로스(kairos)입니다. 새해 아침 카이로스에 더욱 관심이 생겨집니다. 스피드 시대 속에 다들 분주하지만 그래도 속도 보다 방향이 더욱 중요함을 누구도 부인할 수 없습니다. 또한 오늘의 삶이 내일의 열매를 달라지게 한다는 진리는 변할 수 없는 법clr입니다. 어느 교인 가정의 거실에 걸린“지금 잠을 자면 꿈을 꾸지만 지금 책을 보면 꿈을 이룰 수 있다.” 는 말은 크로노스(chronos)의 시간을 카이로스(kairos)로 사용하라는 교훈입니다. 새해가 되면 새것으로 다이어리 한권을 교체하고 거기에 연락처를 바꾸고 공휴일과 생일등 중요한 날짜를 표시해 둠으로 새해준비가 끝내고, 날마다 그 시간들을 채워나가는 크로노스(chronos) 인생이 아니라 황혼을 더욱 붉게 물들였던 절정의 시간처럼 내 인생의 남은 시간으로 여겨 아끼면서 의미있게 ‘카이로스’(kairos) 살고 싶어집니다. 산에 오르면 산은 늘 많은 진리를 가르쳐 줍니다. 개척정신과 도전정신을, 그리고 정복과 성취의 기쁨 또한 선물합니다. 또한 과정 속에 지혜와 감춰진 행복한 보물들을 보너스로 선사합니다.
어느 새 반환점을 돌아서니 동행하는 동료들의 기분이 들떠있습니다. 모두 오랜 만의 산행이라 숨소리가 거칠긴 하지만 마음들은 소망의 날개를 단 듯 가벼운 모습입니다.
 산에 오르니 하나님과 더 가까워 진 듯 여겨져서 지난 밤 새해를 기대하면서 간구한 기도를 묵상하여 봅니다. 하나님이 주신 소중한 기회인 2009년을 어떻게 살아서 하나님을 기쁘시게 해드릴까? 내 삶의 가장 큰 목적을 어디에 둘까? 마치 초등학교 미술시간에 새 도화지를 받아들고 고민하듯 주님께 상의하듯 기도를 떠올려봅니다. 우리 민족과 조국을 위한 정치적인 안정이나 경제적인 회복을 소망하면서 거창하게 민족적인 고민도 해보았고, 귀한선물로 주신 섬기는 우리교회의 공동체와 사랑하는 가족들의 소원들과 동역자들의 형편을 살피다보니 어느 덧 사랑스러움에 간구가 감사로 변했고 시간이 금방 흘러갑니다. 주님! 아시지요. 새해에도 잘 부탁드립니다. 아버지와 함께 산행 기도로 여는 2009년 새해 아침은 자신감으로 가득하게 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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