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월의 마지막 밤을
이동식목사
(무안읍교회)
가을이 지나가는 온 세상은 풍요로움과 행복으로 가득히 채워져 가고 있습니다. 역시 가을은 넉넉한 어머니의 마음처럼 훈훈함과 포근함이 있습니다. 여름 같으면 아직도 한낮이련만 성급히 찾아온 석양의 일몰은 마지막 햇살을 온통 듬뿍 바르고 붉어진 얼굴로 서녁 하늘의 얼굴에 가을을 그려 놓았습니다. 물들은 하늘 스크린에는 낮은 산들이 그려져 있고 억새풀의 흔들거림이 실루엣으로 자리하고 있습니다. 창가로 가을을 맞으면서 오랜만에 이메일 편지함을 열었습니다. 가득 채워진 많은 메일들을 구겨서 휴지통으로 던져 정리하려는데 그 틈에 있는 한 통의 친숙한 이름의 메일이 눈에 띄었습니다. 순간적으로 ,동작그만, 그 메일은 고등학교 동기인 친구가 보내온 메일이었습니다. 반가움에 "10월의 마지막 밤" 메일 제목을 클릭하니 낙엽이 떨어지고 단풍이 물들어있는 아름다운 산과 목회의 길에서 잊혀졌던 흘러간 가요1곡이 흘려 나왔습니다. "지금도 기억하고 있어요 10월의 마지막 밤을..." 참 오랜만에 친구의 메일 속에서 어느덧 달려온 계절과 하얗게 변해 가는 머리를 이고 있는 나를 발견했습니다. 반가운 마음에 친구에게 전화를 했습니다. 휴대폰에서 들려오는 컨츄리음악 컬러링을 잠시 음악 감상이라도 하듯 듣다가 친구의 목소리와 함께 아쉽게도 음악이 끊어졌습니다. 지난 여름에는 미션의 주제음악의 오보에 선율이 좋아 즐겨 들었습니다.
음악은 사람들의 마음을 조절하는 힘이 있는 것 같습니다.
아마 음악은 인류의 역사와 함께 했을 것입니다. 물론 원시음악이겠지만 종교나 삶에 필수적으로 자리잡으며 그들의 삶의 윤활유가 되었을 것입니다. 물론 전문적인 장르는 아닐지라도 인류의 역사에는 시대마다 그리고 민족마다 특성을 담긴 음악이 노래로 장단으로 함께했을 것입니다. 음악은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힘을 가지고 있습니다. 어린 시절 학교에서 들려오는 행진곡은 학교를 향하던 우리의 발걸음을 힘차게 하고 운동회가 열리던 날에 확성기를 통해 울려 퍼지는 경쾌하고 힘찬 행진곡은 어린 마음을 잔치로 이끄는 힘을 가졌습니다. 전쟁터로 출전하는 군인들이 부르는 군가는 마음 속의 두려움을 몰아내고 용감한 마음으로 진군하게 합니다.
음악이란 사전에 찾아보니 "인간의 사상과 감정을 주로 음으로 나타내는 소리 예술"이라 하였습니다. 사람의 감성을 표현하기 위해 악기와 목소리로 그 감정을 표현합니다.
그러므로 음악을 만드는 사람도, 연주하는 사람도, 듣는 사람도, 모두 음악가라고 생각합니다. 음악 속에는 어떤 메시지가 들어있습니다.
가끔 라디오를 싸이클을 돌리다가 만났던 중국의 고음으로 들려오던 중국노래들, 또 일본 방송에서 들려오던 일본 노래들은 어른이 된 지금도 그 분위기가 같은 음악을 듣기만 해도 그 나라와 그때가 생각되어짐은 음악의 표현 예술은 사람들의 마음에 오래 동안 기억시키는 힘을 가지고 있습니다. 아프리카나, 동남아 소수민족들의 노래, 흑인들의 노래, 그리고 익숙한 우리 이웃들의 노래 속에는 그 사람들의 정서와 삶의 냄새가 베어있습니다.
이렇듯 민족의 정서가 담긴 민속음악은 그 민족의 성품과 성격 그리고 그들의 삶의 모습과 그들의 자연을 드러내듯이 음악에는 메시지가 들어있습니다.
다윗의 찬양 속에는 신앙고백이 들어 있었습니다.
음악은 어떤 의식이나 예배, 오락등에만 사용된 것이 아니고 삶 속에 깊이 들어왔습니다.
우리 민족에게는 노동요가 있습니다. 모를 내면서 김을 메면서 수확을 거두어들이면서 농사일로 지치고 고단한 마음을 노래로 잊었습니다. 산에서 나무를 베면서 바다에서 고기를 잡으면서 부르고 길쌈하고 물레를 돌리며 방아를 찧을 때 불렀던 그 노래들은 그들만의 삶의 한 방법이요 힘이었습니다. 어린이들 가슴에 꿈을 심어주던 맑고 순수한 동요는 그 가사와 멜로디와 함께 동심을 벌써 동화의 세계로 이끌어갑니다. 트롯트 신동들의 반짝이 옷과 꺽어진 가성으로 부르는 트롯트는 왠지 측은하게 느껴지며 요즘 시대를 점령해 버린 정신없이 빠른 템포의 유행가들은 세대 차가 나서인지 많은 부담이 느껴지는 것은 구세대의 닫힌 마음일까요. 정원에 가득한 꽃과 예쁜나무들 사이에 이름 모를 작은 새의 노래가 울려 퍼지면 살아있는 모습으로 보여지듯이 음악은 자연의 일부요 생명력을 가졌습니다. 가을이 되면 연주회가 많이 열립니다. 비발디의 협주곡 4계, 하이든의 세레나데, 정서적으로 안정감을 주는 모처럼 수준 높은 음악을 들으면서 사치스런 감동 속으로 빠져 봅니다. 그리고 아랫배에 힘을 주고 떨리는 목소리로 '깊어 가는 가을밤에 낯선 타향에 외로운 맘 그지없이 나 홀로 서러워 그리워라 나 살던 곳 사랑하는 부모 형제...' 여수를 따라 불러보며 학창시절로 돌아갑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