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눈물을 닦으며 희망을 품고 일어섭시다.
이동식목사
(무안읍교회)
날마다 진하게 짙어져가는 녹음의 아름다움은 어떤 예술가의 문장이나 표현기법으로도 흉내 낼 수 없는 화려한 세계를 연출합니다. 신비하고도 단아하며 가장 절제적인 자연 속에 해마다 이 맘 때면 변함없이 찾아오는 귀빈의 환영식을 준비하듯, 대지의 열기는 온 강토를 데워가며 지난 겨울을 이겨낸 하얀 인동초의 꽃잎을 펼치며 여름으로 접어들고 있습니다. 누구라도 이 계절엔 어느 때보다 나라를 생각하고 민족의 안녕을 위해 기도합니다.
‘삼천리 반도 금수강산’ 아름다운 대자연과 풍요로운 이 땅에 터를 잡고 반만년을 살아온 우리 민족의 역사는 늘 평안하지마는 않았습니다. 실로 우리 민족의 발자취에는 눈물과 역경의 연속이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슬기롭고 담대하게 이 고난의 강들을 건넜습니다. 그리고 세계 여러 민족 들 중에 단연 손에 꼽히는 나라로 우뚝 서서 오늘의 번영을 누리고 있습니다. 눈물과 아픔의 역사는 대륙으로 부터 계속 되어진 위협과 침략과 찬탈, 바다로 육지를 얻기 위해 침입해오는 왜구들까지 우리 민족의 역사는 전쟁과 불안으로 잠시도 편안할 날이 없었으며 근대의 역사 역시 그렇습니다. 열강들의 틈새에서 일어났던 동족상잔의 비극인 한국 전쟁은 왜구의 침입이나 일제 강점기와 북방의 침략을 받을 때보다 더욱 마음을 아프게 했습니다. 전쟁으로 인해 온 강산은 쏟아지는 포화로 인해 뭉개져 벌거벗어 황량해졌고, 전우의 비목만 남아 있는 그 눈물의 골짜기는 어느 덧 녹색으로 단장되었습니다. 골짜기를 울리던 성난 포화소리 대신, 그 숲속에는 이름 모를 산새들의 사랑의 노래와 성급하게 달려온 매미들의 향연이 어울립니다. 최근 우리들은 안타까움과 슬픔의 시간을 보내었습니다. 그러나 다시 하늘을 바라보며 녹음 속에 시작되는 계절의 희망을 품고 일어섰습니다. 우리 민족은 오뚜기 같은 민족이라고 하기도 하며 또는 민들레 꽃 같은 민족이라고도 합니다. 이런 표현은 역경 속에서도 일어나는 우리 민족만이 가진 끈기와 생명력을 말하는 것입니다. 민족의 역사를 살펴보면 주변의 열강들에게 억눌리고 짓밟히고, 너무나 큰 것을 다 빼앗겨 버렸기에 더 빼앗길 것조차 없을, 절망과 낙심의 환경에도, 도전과 소망을 품은 새싹으로 일어났기 때문입니다. 우리의 지나온 자취를 생각케 하는 역사는 오늘 우리를 지혜롭고 바르게 보는 안목과 미래를 향한 지혜로운 선택을 하게 하는 중요한 재산입니다.
우리가 사는 인류 사회의 흥망성쇠의 과정과 변천의 흐름, 그리고 그 사물이 오늘 존재함의 과정, 그리고 잊혀져버린 지난 사실을 재조명케 합니다. 우리 민족의 발자취중 가장 빛나며 보배로운 부분은 국난을 극복한 역경을 이긴 승리의 모습입니다. 학자들은 모든 환경이나 감정을 숫자로 표현하려합니다. 이른 바 지수(指數)입니다. 고통이 어느 정도인지 하는 지를 ‘고통지수’로, 물가가 어느 정도 수준인가를 ‘물가지수’로. 오늘 일기현상은 우리생활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자외선은 어느 정도 강렬한 지를, 그리고 사람을 분석하고 살핌에도 지능은 어느 수준인지를 I.Q라 하며 감성이 얼마나 열려 있는지 E.Q로, 그리고 다른 사람들과 관계를 N.Q등으로 표현하고 경제적, 심리적으로 당하는 역경을 나타내는 ‘역경지수’를 Adversity Quotient 즉 A.Q라고 합니다. 이 A.Q를 여러 방향에서 말하기도 합니다. 예컨대 어떤 일의 성취도를 판단해보는 ‘성취지수’가 있고 요즘 정보화와 급변하는 사회 속의 우리 자녀들의 추리력등을 향상시키며 사람과, 사건과 어떤 연관성이 있는지, 분별하는 ‘유추지수’(Analogy Quotient)라는 것이 있습니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A.Q는 ‘역경지수’를 말합니다.
미국의 폴 스폴츠는 그가 쓴 책 <장애물을 기회로 전환시켜라>에서 이 ‘역경지수’(A.Q)가 높은 사람이 성공한다고 역설합니다. 그는 등산하는 사람의 자세로 구별 설명합니다. 마치 역경을 만나면 도망가거나 포기하는 사람이 있고, 그냥 역경 앞에서 별 요동 없이 현상 유지에 몰두하는 관망자가 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역경을 꿋꿋이 맛서 지혜롭게 잘 해결해 나가는 사람이 있는 데 이렇듯 어려운 상처 속에서 회복의 열매를 주는 위기를 잘 관리하는 능력을 가진 사람이 필요합니다. 혹자는 이것을 더욱 발전 시켜서 “감정통제력, 충동통제력, 낙관성, 원인분석력, 공감능력, 자기 효능감, 적극적 도전성”등의 요인으로 분석하며 ‘회복 탄력지수’인 R.Q(resilience quotient)를 말하기도 합니다.
짙어져 가는 녹음은 모든 상처와 눈물과 절망을 희망으로 감싸 안으며 회복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이 땅이 밝아오며, 엉키고 매였던 사슬의 실마리가 풀어지듯 하나님의 사랑 안에서 미래를 향하여 약속의 믿음을 따라 오늘의 역경과 고난을 이겨나가는 찬송이 가득한 여름이 되시길 바랍니다. 샬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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