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차 한 잔에 우려 낸 따뜻한 마음
황금 빛으로 익어가는 보리밭 언덕 위로 하얀 향기를 날리는 찔레 꽃이 깊어 가는 하루를 걸어가는 나그네의 발걸음을 붙들어 세웁니다. 어느 새 늘어난 잿빛 새끼 꿩들을 이끌고 나온 어미는 보리밭 사이로 숨어 버렸습니다. 내리는 초하(初夏)의 햇살은 생명들을 일깨워 잰 발길로 영글어 가게 합니다. 나이가 다 되어 만난 한 지인의 취미는 차를 마시는 것이라 했습니다. 주로 녹차 아니면 중국의 보이차라는 이름 정도 알아온 내게는 정말 특별한 일이었습니다. 언제 부턴가 우리의 만남이나 모임의 문화가 과거에는 식사하고 술을 마시던 문화에서 식사 후 식당에서 주는 간단한 차나 믹스 커피를 마시던 것이 이제는 의례적으로 카페로 이동하여 커피 한잔 나누며 담소하는 식문화 전통이 되었습니다. 우리 지역에는 해마다 朝鮮茶를 주제로 전통 축제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행사 때가 되면 우리 전통차를 만들거나 마시는 체험을 하는 프로그램이나 공연 등이 진행 됩니다. 이 행사 축제는 서양의 음료 문화 보다 더 우월하고 깊은 만남과 품위가 있는 우리 차의 우수성을 알리는 데 목적을 가지고 있습니다. 원래 차의 기원은 중국 쓰촨(四川)성과 티베트의 고산지대 산악지대에서 자라는 차나무로 부터 시작 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차는 음료로 사용한 후 진시황 대 전국적으로 퍼져 나갔습니다. 귀족들은 떡처럼 만들어 마신 병차와 덖은 차를 마시기 시작 하였습니다. 그들은 차가 사람의 몸의 긴장을 풀어주고 따뜻하게 하며 우리 마음을 시원하게 하는 효과를 알아 가면서 소비는 점차 확산되어 중국 문화와 일상생활의 필수적인 부분이 되었습니다. 독점으로 차를 재배하던 중국으로부터 육로로 차를 수입한 나라인 한국, 러시아, 이란은 광동성 발음으로 차(cha)라고 부르고 해로로 수입한 유럽나라들은 복건성 발음인 티(Tea)라고 불렀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유행하는 말차는 찻잎을 가루로 만들어 뜨거운 물에 타서 마시는 방법으로 송나라 시대에 시작되고 퍼져 나갔으나 일본을 제외하고 맥이 끊겼다고 합니다. 다원에서 따온 차 잎을 ‘덖어’(roast) 만든 엽차(葉茶)를 맑은 물로 우려내어 마시는 포다법(泡茶法)은 오늘까지 보편화된 음용방법입니다. 이 차의 전래 무역은 유명한 차마고도(茶馬古道, Ancient Tea Route)라는 무역로를 만들어 냈고 그 당시 무역회사인 동인도회사가 독점으로 차를 유럽 전역으로 공급하여 '신비한 선비들이 마시는 차' 또는 '약'으로 알려지며 전파하였습니다. 당시 차 500g이 2.5파운드 (일반 하인의 1년 연봉) 라는 고가에 거래 되었다고 합니다. 또 유럽으로 수출되면서 오랜 시간과 적도를 지나는 과정에서 찻잎이 산화되면서 홍차가 생겨나 호평을 받았고 18세기 이후에는 보이차라는 발효차가 큰 인기를 끌었습니다. 바쁜 현대인들에게 카페에 앉아 마시는 커피 한잔의 여유도 멋진 일입니다. 또 자연을 벗 삼아 다기를 펼쳐 놓고 팽주 앞에 엄숙히 예를 갖추어 앉아 따뜻한 마음으로 나누는 차담회는 우리 정서를 풍요롭게 하고 회복 시키는 힐링의 시간이 될 것입니다. 차 한 잔을 우려내며 시 한 수 읊어 봅니다. 초의작설 /// 왕산의 초록빛 숲 속 / 대지의 숨소리는 / 짙은 차향으로 하얗게 피었다 // 차 잎들이 속삭이는 / 초의의 기억은 / 해풍을 타고 산곡 따라 흐른다 // 천지의 심오를 덖은 / 雨前(우전)의 부드런 체온은 / 어루고 만져 내 심연으로 스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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