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을은 참 이쁘다”
색동자락 산 허리를 안개 여울로 가리고 아침 햇살은 수줍은 미소를 보이며 호수의 아침을 열어 줍니다. 가을 빛 하늘을 따라 온 파랑새는 연무 속에 숨어 맑은 노래를 부르고 여느 때처럼 밝아오는 하루가 낮선 모습으로 다가섭니다. 잠시 딴 생각에 빠져 있는 동안 바꾸어진 연극무대처럼 산야의 배경이 어느 새 가을 내음을 품고 화려하게 펼쳐졌습니다. 진녹색으로 여름 공기는 쌀쌀함을 일으키며 황금 물결 위로 살랑살랑 채워졌습니다. 부지런한 농부는 벌써 들녘에 나가 있습니다. 지난 봄 무서리 속에서 농군은 땅을 일궈 희망의 씨앗을 심었습니다. 그리고 뜨거운 태양 아래 김을 매며 가슴을 조였습니다. 씩씩하게 자라나던 농부의 꿈들을 시샘하며 놀라게 했던 주먹 만한 우박의 아픔도 벌써 다 잊어졌습니다. 오랜 가뭄으로 목마른 대지에 타는 작물을 붙들고 애간장 태우던 새까해졌던 가슴 위에 알곡의 풍성함이 훈장처럼 덮어져 있습니다. 들녘에 커지는 농부의 기분 좋은 노래는 들녘에 퍼져나가고 코스모스 환한 미소는 이미 들녘을 행복으로 채워갑니다. 양손에 가득히 들려진 열매는 구릿빛 농부를 불러내 계절의 주인공으로 만들어 놓았습니다. 힘들고 거친 광야를 인내하고 성실히 꿈을 키우며 달려온 마라토너처럼 그의 밀짚모자는 월계관이 되었습니다. 한 무리 몰려 온 고추잠자리들이 꽃가루 꽃 처럼 축하 춤을 추며 가을을 수 놓습니다. 한 해의 결실을 열매로 맞이하는 가을은 참 엄숙하면서도 영광스러운 행복한 시간입니다. 사람마다 기억되는 단어가 있습니다. 그리고 오랫동안 잔잔하게 마음에 울려오는 감동의 빛깔이 있습니다. 얼마 전 한 소중한 모임에서“가을은 참 이쁘다”라는 노래를 부른 인기 가수 박강수씨를 만났습니다. 잠시 만난 그분의 이미지는 그야말로 한없이 높아진 하늘빛에 오색풍선이 피어오르는 가을 하늘이었습니다. 아마도 익숙한 그 노래를 통해 내 머리 속에 이미 그려놓은 모습이었습니다. 아마도 이번 가을은 참 이쁜 가을을 보낼 것만 같습니다. 그분이 직접 시를 쓰고 곡을 지어서 본인의 맑은 음색으로 경쾌하게 부른“가을은 참 이쁘다”라는 노래는 많은 사람들에게 가을을 기다리게하는 노래가 되게 하였습니다. 사랑하는 지인들과 단풍처럼 이쁘게 물들어 가고 함께 가을 하늘의 하얀 뭉개구름이 되어 내 자신이 가을이 되고 싶어집니다. “가을은 참 예쁘다 하루하루가 코스모스 바람을 친구라고 부르네 가을은 참 예쁘다 파란 하늘이 너도나도 하늘에 구름같이 흐르네 조각조각 흰 구름도 나를 반가워 새하얀 미소짓고 그 소식 전해 줄 한가로운 그대 얼굴은 해바라기 나는 가을이 좋다 낙엽 밟으니 사랑하는 사람들 단풍같이 물들어...(박강수. 을이 참 이쁘다 가사 중) 아마도 이 노래는 두고 두고 가을이 되면 사람들의 불려질 노래라는 생각이 듭니다. 먼저 물든 산자락의 가을을 품고 다가운 색동바람에 떠나버린 여름과의 추억을 새기며 마음을 풀어 봅니다. 가벼워진 마음으로 콧노래에 멜로디를 품고 산들바람을 맞으며 나의 오솔길로 걸어갑니다, 오솔길 끝에는 다람쥐가 좋아하는 작은 밤나무가 있습니다. 여기에서 나의 노래를 불러 봅니다. “밤나무 연정 // 산 길을 돌아 / 산책길 자락에 / 밤나무 한 그루 살고 있습니다. // 언제나 / 반환점이 되어 인사 나누던 / 늙은 밤나무에 토실한 밤이 열렸습니다 // 인기는 없는 쥐밤 / 그 조그만 밤알이 / 마음을 제법 기쁘게 합니다 / 가을이 떠나가며 / 밤나무 밑에는 밤이 줄어갑니다 // 반환점 기념으로 / 찾아 준 고마움의 / 선물을 준비나 한 듯 오늘도 밤을 주었습니다 / 그제께 9알 / 어제는 8알 / 오늘은 5알 / 내일도 몇개를 내어 줄련지 / 내일 아침 난 또 거기로 향할 것입니다 // 밤이 없어도 / 여전한 마음의 만남을 위하여 ...(이동식 밤나무연정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