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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무 생각
글쓴이 : 홈지기     날짜 : 25-01-03 19:32     조회 : 1062    

동무 생각



깃털을 다 보내 버리고 실 줄기만 남은 억새 무리 사이로 고향이 다가 옵니다. 변하지 않는 고향의 향기는 부담이 없이 평온한 추억을 깨워줍니다. 새해 아침 오랜 만에 만나는 고향은 어색해 못 알아 볼까 봐 초동 시절의 음성으로 반갑게 나의 이름을 불러 줍니다. 눈썰매 지치던 언덕배기를 따라 쌓여진 낙엽이 바스락 거리며 고향의 노래를 불러 줍니다. 벌써 부터 내려와 낮은 곳에서 기다리던 솜털 구름은 산마루 따라 길게 노을에 물들어 갑니다. 코 뭍은 얼굴로 한 숨에 올랐던 산 밭엔 공그른 바느질처럼 흔적 없이 매끄럽게 다듬어진 어머니의 자리만 남았습니다. 오랜만에 다가오는 산바람은 아직 매운 맛이지만 하나도 거부감이 없이 익숙하게 폐부로 스며듭니다. 이미 상해 변성된 목소리지만 꼬마 초등학생 어린 마음으로 “동무 생각”을 부르며 아쉬움을 달래봅니다. “봄의 교향악이 울려 퍼지는 청라언덕 위에 백합 필 적에 나는 흰 나리 꽃 향내 맡으며 너를 위해 노래 노래 부른다 (중략) 소리 없이 오는 눈밭 사이로, 밤의 장안에서 가등 빛날 때, 나는 높이 성궁 쳐다보면서 너를 위해 노래 노래 부른다 밤의 장안과 같은 내 맘에 가등 같은 내 동무야 네가 내 위에 빛날 때에는 모든 슬픔이 사라진다” (박태준작곡 ‘동무생각’ 일부) 박태준선생님의 첫사랑 이야기를 듣고 이은상 선생님이 작사하고 박선생님이 작곡한 이 곡에서 대구에서 사역하시던 선교사님이 가꾼 청색의 담쟁이 덩굴의 아름답던 청라(靑蘿)언덕 같은 마음이 어린 시절 꿈을 품었던 내 마음이었을까? 마치 여기에는 지금 어린 학생들이 선생님의 낡은 올갠의 바람이 새는 소리에 맞추어 자신 없이 연주하던 리코더의 어설픈 고향악이 오늘 고향의 동산으로 울려 퍼집니다. 흰새 같은 친구가 아닌 산 새들이 노래하고 가등 같은 친구가 아닌 하얀 달이 석양 산 중턱에 무대를 만들어 줍니다. 계절이 바뀌고 새로운 해가 시작될 때 마다 우리는 과거와 미래의 중요한 시제 앞에 자신을 얹어 봅니다. 마치 오래된 축음기에 올려놓은 낡은 엘피판(LP)의 잡음과 어색한 음색이 더 정감이 가고 찢어진 스피커로 코 먹은 듯 바람이 새는 소리와 함께 마음에 들려 온 동무생각은 나의 고향을 주제가입니다. 고향은 나를 치료하고 새 힘을 주는 마음의 비타민입니다. 내려오는 나지막한 동산 뒷길에 느리고 둔한 노인이지만 마음 만은 어려진 상기된 기분입니다. 누구나 출발점에서 우리는 돌아올 지점을 확인하고 떠납니다. 그러나 고향은 그렇지 않습니다. 고향의 산은 높아도 낮은 동산입니다. 고향의 향기는 지독한 두려움이 아닌 평안을 주는 추억의 내음입니다. 새해 벽두 다녀오는 고향 길에 유독 생각나는 이름은 어머니와 동무들입니다. 백두산 천지물이 동해로 흐르면 두만강이 되고 서해로 흐르면 압록강이 되고 중국 쪽 내륙으로 흐르면 쑹화강이 된다고 합니다. 새해의 저의 방향은 순수하고 선한 고향입니다. 영국의 빅토리아 여왕이 믿음 좋은 한 홀로 사는 여인의 집을 방문하여 당연히 정답이 예수님일 것이라 예상하고 ‘이 집에 온 손님 중 누가 제일 귀하냐’ 고 물었을 때 ‘제 생애 최고의 손님은 여왕폐하이십니다.’라고 대답합니다. 실망하여 최고의 손님은 예수님 아닐까요. 되물을 때 그녀의 대답은 분명했습니다. 예수님은 손님이 아닌 우리 집의 주인님입니다. 동무생각 노래의 마지막 구절 “너를 위해 노래 노래 부른다” 오늘 밤 나는 누구를 위해 노래를 부를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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