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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상대의 감격을 생각하는 가을
글쓴이 : 홈지기     날짜 : 17-09-06 12:38     조회 : 878    

시상대의 감격을 생각하는 가을

잠시 한 눈 파는 사이 어느 새 바꿔진 연극무대처럼 산야의 배경이 가을을 품고 화려하게 펼쳐졌습니다. 뭉게구름을 안은 파아란 하늘에 겹쳐진 억새의 하얀 솜털 실루엣은 산들바람의 살랑거림에 겨워 춤을 추고 있습니다. 녹색으로 가득했던 들녘에 열기를 품은 공기는 황금물결 위로 쌀쌀함을 일으키며 여기 저기 머리를 깍은 듯 수확이 한창입니다. 지난 봄 무서리 속에서 농군은 땅을 일궈 희망의 씨앗을 심었습니다. 시샘하듯 농군을 놀라게 했던 주먹만한 우박의 아픔도 오랜 가뭄으로 왜 간장 태우던 새까만 기억도 언제 그랬냐는 듯 가득 알곡으로 덮어져 있습니다. 순진한 농부의 미소는 이미 들녘의 풍요로움과 과원의 결실로 위로받으며 여유를 부리는 계절의 주인공이 되었습니다. 마치 인내하고 성실히 달려온 경주자에게 내리는 상과 갔습니다. 우리의 인생은 언제나 안절부절하고 노심초사하면서 살아옵니다. 그러나 가을의 열매 앞에 선 농부처럼 한 해의 삶에 보상을 받는 가을은 자랑스러운 감동의 시간입니다. 우리 심중에는 의도하지 않아도 이미 인정받고 싶어하는 마음, 칭찬받으며 상을 추구하는 욕망을 가지고 살아갑니다. 그래서 더 최선을 다하고 열심히 노력하고 바르게 살아 그 자리에 서려고 하는 것입니다. 고린도교회에게 보낸 바울의 서신에는 운동경기를 비유로 들어 “너희도 상을 받도록 이와 같이 달음질하라”고 권면합니다. 로마시대에 큰 규모의 경기가 열렸습니다. 그중 아테네에서 열리는 고대올림픽경기와 고린도지역의 이스미안 경기는 유명한 대회였습니다. 경기를 앞두고 선수들은 10여개월전부터 고린도나 아테네 경기장으로 몰려와 마라톤이나 격투기종목들을 강훈련을 합니다. 그들의 목표는 단하나 황제가 내린 월계관을 쓰는 것입니다. 잠시 후에 시들어버릴 월계수관 이었지만 그로 인해 얻어진 명예는 대단한 것이었습니다. 이제는 직접 우리가 선수가 되는 경우도 있지만 국가나 지역 그리고 우리단체를 대표한 선수를 내보내고 경기에 한마음으로 임할 때가 있습니다. 우리 선수들이 출전하여 경기할 때에 마치 내가 경기자가 된 것처럼 몰입하여 응원합니다. 그리고 선수들이 승리를 거두고 시상대에 올라서면 얼마나 감격스럽고 뿌듯한지 그 감동을 공유하며 행복해지는 것입니다. 며칠 전 가을비가 내리던 오후 사랑하는 분들과 그분들이 사시던 추억의 현장을 다녀왔습니다. 가는 차속에서 그분들은 그곳에 대한 역사적인 소개와 그 지역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 주셨습니다. 그런데 막상 현장에 가보니 이미 낮선 건물들이 주변에 들어서버렸고 사시던 건물도 새로운 건물로 지어져 한참동안 헤매다 그 자리를 찾았습니다. 돌아오는 차 속에서 들려주는 이야기는 살아오신 그 시절 이야기였습니다. 가난하고 어려웠던 젊은 시절 자녀들을 들추어 업고 손에 걸리고 동분서주 뛰어 다니시면서 사업을 하고 가정을 일구고 그 힘들고 수고로웠던 과거로 인해 오늘은 성공적이며 자랑할 만한 자리에 있음을 뿌듯해 하였습니다. 그 고통스러웠던 시절이 지금 추억할 때에 부끄럽거나 괴로웠던 것보다 도리어 자랑거리가 됨을 알게 되었습니다. 상은 그동안의 힘들고 어렵고 고통스러운 시간들을 자랑스럽게 만드는 매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비가 개이고 은빛 햇살에 하늘이 투명하게 더 높아집니다. 초등학교 가을 대운동회가 열리던 날 같이 뭉개구름이 활짝 웃어줍니다. 가을이 되면 기다려진 학교의 큰 행사가 운동회였습니다. 물론 그날은 모처럼 맛난 도시락도 먹는 날이며 부모님들도 오시고 공부도 안하고 하루 노는 날이어서 좋았습니다. 만국기가 운동장 가득 하늘에 나부끼고 바닥은 하얀 석회로 선을 가지런히 그려놓았고 산에 메아리쳐 확성기로 들려오던 라데스키 행진곡에 맟춰 힘차게 학교로 달려갔습니다. 그날은 몇 달 준비한 무용, 율동과 멋진 체조도 보여드리고 박수를 받습니다. 또 개인적으로 달리기도 하면서 공책과 연필도 상으로 받았습니다. 상[賞]자 붉은색 스템프 도장이 찍힌 공책은 아까워서 가방에 넣고만 다니지 쉽게 사용하지 못했습니다. 운동회의 대미는 마을 대항 릴레이 달리기였습니다. 여기서 우승하면 다음 운동회까지 마을의 자부심으로 자랑거리가 되기도 했습니다. 세계적인 노벨상도 올림픽의 금메달도 회사나 학교에서 받은 상들도 모두  우리로 열심히 최선을 다하게 하는 동기를 부여합니다. 또 행복함을 품어내는 향기와 같아서 오랫동안 가슴을 뛰게 하는 것입니다. “상을 받았다” 또는 “상은 탄다”고합니다. 우리가 소중한 것을 받을 때 ‘배급을 탄다.’ ‘봉급을 탄다.’라며 위로부터 받는다고 표현 합니다. 그래서 베풀다는 뜻의 시(施)자를 사용하여 시상(施賞)이라 하는 것입니다. 이는 상을 베풀어 주시는 이를 바라보는 모습입니다. 더욱 높아진 하늘아래 풍요로운 알곡과 열매를 가득 안고서 삶의 시상대에 우뚝 서서, 여기까지 달려온 우리를 향한 하나님의 칭찬과 격려를 받으며 상을 받는 수상자의 행복함을 누리시길 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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