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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을 준비하여 배를 만드는 사람 무안신문(2013.7.1)
글쓴이 : 홈지기     날짜 : 13-07-14 00:38     조회 : 896    

내일을 준비하여 배를 만드는 사람

 

이동식

(무안읍교회 담임목사)


밀짚모자 사이로 흐르는 땀까지 말리는 열기는 양파 밭의 지친 구릿빛 농부의 깊은 호흡을 타고 온 몸을 이미 정복 해 버렸습니다.

분주한 삶의 현장에서 우리는 시계를 보고 달력을 보면서 흐르는 시간 속에 달려가고 있는 우리를 보게 됩니다. 그리고 어느덧 우리가 한 시대의 역사를 만들어가는 주체가 되었음을 발견합니다.

새로운 대통령이 나라를 통치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고 보니 100여일이 훌쩍 지나갔습니다. 취임식 때 우리는 역사로 만났던 신라시대의 여왕들이 떠올랐고 영국의 여왕이나 철의 여인 대처가 생각났었으나 생소하던 사건은 어느 새 우리들의 삶 속에 당연한 듯 그 나라의 백성이 되어 살아가고 있습니다.

대통령은 나라의 상징이요 중요한 자리입니다. 한 나라를 다스리던 대통령이 임기가 끝나면 전통적으로 국립 현충원을 방문하고 방명록에 서명합니다. 권력에서 그리고 중요한 임무를 마치고 떠나는 그분의 심정은 어떨까? 궁금해집니다. 그래서 온 국민의 관심은 그 방명록에 남기는 내용입니다. 지난 번 대통령은 그 방명록에 "물이 차면 배가 떠오른다."는 뜻의 수도선부(水到船浮)란 사자성어(四字成語)를 적었습니다.

나라도 가정도 인생도 마치 망망대해를 항해하는 배와 같다고들 합니다. 그 희망과 미래의 바다에 나아가기 위해 우리는 배를 만들고 채비를 합니다. 사실 우리가 꿈꾸는 저 푸른 바다는 두려움의 대상이기도 합니다.

찰랑거리는 바다를 바라보면서 이 바다를 어떻게 지나갈까 염려가 됩니다. 그러나 그 두려움의 대상인 물이 차야 우리가 꿈꾸는 배를 띄울 수가 있습니다. 그리고 그 바다에 배를 띄우고 저 망망대해를 향해 꿈꾸는 내일로 나갈 수 있습니다.

우리에게 내일이란 엄청난 선물입니다. 내일을 위해 오늘 배를 짓는 수고는 어렵고 힘든 과정입니다. 학생은 학교에서 그 배를 준비하고 사업가는 사업가대로 경영 현장에서 이 배를 만들어 갑니다. 젊은이는 젊은 시간과 열정으로 그리고 신앙인은 내세의 미래를 준비합니다.

어느 시대나 희망의 꽃이 피어오르는 곳에는 실망과 낙심의 한숨소리도 공존합니다.

그러나 꽃을 피우는 수고가 아름다운 열매를 만들어 내듯 시인 서정주님의 노래처럼 “한송이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 저 창해 위로 떠오를 미래의 배를 준비해야 합니다. 기념물처럼 남길 무형물이 아닌 살아 생산하고 번영할 내일의 꽃입니다. 조화는 아름답고 정교하고 화려하지만 생명이 없습니다. 그러므로 성장도 변화도 일어나지 않습니다. 꽃꽂이를 한 꽃도 뿌리가 없기 때문에 시간이 지나면서 시들고 맙니다. 그러나 들에 핀 작은 들꽃은 그 하나에도 생명이 있기에 꽃이 피고 독특한 향기를 발하며 열매를 맺습니다.

아카시아 향기와 어우러진 구수한 보리밭 냄새가 더운 바람에 실려 옵니다.

마치 겨울의 고난을 이긴 승전가를 들려주는 듯하며 잠자던 추억을 깨웁니다.

초동의 친구들과 군것질 거리가 없는 그 시절 학교를 다녀오던 길에서 덜 익은 보리를 꺾어 불에 구어 먹으며 서로 깔깔대며 쳐다보던 얼굴에 묻은 까만 그을음이 생각납니다. 부족한 일손을 돕기 위해 낫을 들고 직접 농촌으로 달려가 보리도 베고 모내기도 하던 학창시절이 떠오릅니다. 이제 들녘에는 사람들의 소리보다 이양기라는 기계가 모내기를 하고 트랙터라는 기계가 양파수확을 하고 있습니다. 이 만큼 성장하고 발전한 우리 조국이 자랑스럽습니다.

싱그러운 녹음사이로 하얀 이를 드러낸 농부의 웃음은 배에 가득 만선의 기쁨을 누리는 어부의 얼굴처럼 행복합니다. 이 감격을 누리는 주인공은 허리띠를 졸라매고 오늘의 풍요로운 항해를 준비하며 희망의 배를 만들고 미래의 돛을 준비한 자들을 향한 하나님의 선물입니다.

인생을 그래서 항해에 비유합니다. 큰 바다를 향하는 배는 때론 밤에도 새벽에도 달려야 합니다. 폭풍과 암초도의 위협 속에서도 이러한 항해를 가능케 한 것은 건실한 배가 준비 되어있기 때문입니다. 지혜로운 선장, 준비된 배를 가진 항해자에게는 장애물이던 암초가 안식처인 섬으로 변할 것입니다. 이제 세계 속에 가장 아름답고 살기 좋은 나라, 강력한 나라로 계속해서 항해 할 진정한 사람들이 필요한 때입니다. 우리 모두 현재의 풍요에 방심하지 않고 주님의 사랑 안에서 젊은이들에게 꿈과 비전을 품을 수 있는 미래를 위한 희망의 배를 만들어야 합니다.

성경에 등장한 노아는 120년 동안 배를 만들어 대홍수에 구원의 방주가 되었습니다.

지진이나 해일이 일어난 곳의 두꺼비등 동물들은 이미 지구의 변화를 감지하고 미리 다 피신하였습니다. 다람쥐가 새끼는 많이 나으면 풍년이 든다고 하듯 이미 그 다람쥐는 그해의 풍년이 될 자연 환경의 다가옴을 동물적 감각으로 예견한 것입니다.

그러나 만물의 영장인 사람은 다른 곳에 눈이 팔려 미래를 바라보지 못합니다. 이제 다가오는 우리들의 미래는 혜안(慧眼)을 가지고 준비한 사람 편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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