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만남의 훈훈함과 헤어짐의 쓸쓸함에 관하여
이동식목사(무안읍교회. 한국 창조과학회)
제법 쌀쌀해진 날씨 때문인지 성급하게 물들어 나뭇가지에 매달린 서툰 단풍이 가을바람에 흩날리고 있습니다. 아직 화려한 아름다운 단풍의 계절은 아니지만 성급하게 떨어지는 낙엽은 우리 마음을 벌써 가을의 한복판에 세워 놓았습니다.
가을에는 어느 누구나 시인이 되기도 하고 클래식 음악을 찾으며 감성이 예민해집니다. 그래서인지 이 가을의 만남과 헤어짐 속엔 더 깊은 애뜻함과 상처가 있습니다.
우린 명절의 기회를 통해 황금빛 들판과 코스모스 늘어선 고향동산을 배경으로 그리움 속에 감동을 품은 만남을 보냈습니다. 지구촌 다른 민족들도 명절이 되면 고향을 찾으며 사랑하는 그리운 사람들을 만나기 위해 대이동을 합니다. 이 만남이 있기에 일터에서 기다리며 설레임으로 살다가 수 천리를 단숨에 달려갑니다.
인생은 만남이며 이 만남은 행복이며 축복입니다. 부모, 스승, 친구, 배우자, 하나님과의 만남으로 인해 우리의 인생이 성숙하고 변화되어 갑니다. 예컨대 나와 나의 만남이나, 너의 만남이나, 또는 사회와의 만남이나 이 모든 만남은 우리의 위치와 역할을 가지게 하며 영향력도 미치고 받으며 의미 있는 생산적인 결과를 만들어냅니다.
이번 달에는 남북 대통령이 만나는 남북정상회담이 예정되어 있습니다. 양국의 최고 지도자들의 만남은 그 자체가 큰 의미를 가지기 때문에 온 국민과 주변국 그리고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물론 한반도의 평화에 대한 문제, 이산가족문제, 남북 경제 협력등 여러 현안과 민족의 미래에 영향을 미칠 소중한 회담이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번 명절에도 역시 부모님들에게는 자녀들을 만난 예비 된 행복과 축복의 시간이었습니다.
자녀들이 장성하여 객지로 떠나갔지만 가슴에서는 한번도 떠내 보낸 적이 없는 사랑으로 음식과 마음의 선물들을 잔뜩 준비하고 손꼽아 기다립니다.
그러나 요즘 그 아름답던 만남의 의미가 점점 빛을 바래가고 있음이 안타깝기만 합니다.
만남 속에는 신뢰와 배려, 이해가 있고 사랑과 존경이 밑거름이 될 때 그 만남은 성숙한 만남으로 열매를 맺습니다. 그러므로 의미 있는 만남을 위한 준비가 필요합니다.
의미 있는 만남을 위해 적어도 마음가짐과 생각, 옷차림과 태도, 등을 준비한다면 좋을 것입니다. 유명한 노래 가사에 "우리의 만남은 우연이 아니야 그것은 우리의 바램이였어" 첫사랑의 두근거리는 만남처럼, 산모와 아기의 첫 대면 같은 짜릿함같은 감동은 아닐지라도 만남이 있기에 인생은 행복합니다.
이 만남의 기쁨과 행복도 잠시, 사람들은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면서 아쉽게 헤어져야만 합니다. 이름하여 "짧은 만남 긴 헤어짐"의 시간을 가지게 되는 것입니다. 만남이 주는 에너지는 헤어져 사는 동안에도 영향력을 끼칩니다.
지난 추석에 어느 단체에서 며느리들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내용 가운데 가장 눈에 띄는 내용이 "명절에 가장 듣기 싫은 말은?" "좀 더 있다 가거라" 였다고 합니다.
물론 자녀들의 바쁜 발길을 알면서도 부모님의 마음은 모처럼 누리는 이 넉넉하고 가득한 행복을 연장하고픈 소박하고 순수한 작은 바램일텐데 실상 그 바램이 며느리들에겐 불편함과 부담이 가는 점이 현실입니다. 충분히 이해가 가고 공감됩니다. 명절이 다가올때부터 명절이 지난 후 한참까지 두통과 소화불량이 오고 자기도 모르는 짜증등이 나타나는 이른바 명절 증후군이라는 정신적 스트레스가 점점 더 많은 사람들에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며칠동안 북적되던 집안이 다시 텅 비어 조용해졌습니다. 신발이 가득 찼던 현관에는 덩그러니 부모님들의 신발만 놓여 있습니다.
자녀들을 보내면서 감춘 아쉬움 속에 유일하게 마지막으로 전했던 말 "도착하면 전화해라" 그리고 금방 통화 했건만 또 전화 벨소리가 들리는 것만 같아 자꾸 전화기에 눈이 가던 부모님들은 오랜만에 꺼내 사용하던 그릇을 닦아 이제 다시 깊숙이 정리하느라 분주해졌습니다. 그리고 다음 명절을 기다립니다. 이제 내가 만나고 싶은 만남보다 나를 만나고 싶어하는 분들과의 만남이 더욱 빛나게 느껴집니다.
만나서 반갑고 행복했고 다시 그리움으로 가득한 고향집 쓸쓸한 정원 위엔 이른 낙엽이 흩날립니다. 오늘 누군가를 만나고 싶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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