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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의 향기
글쓴이 : 홈지기     날짜 : 07-10-26 20:53     조회 : 678    

가을의 향기
이동식목사 (무안읍교회.한국창조과학회)

가을을 재촉하는 비가 내리더니 금방 기온이 뚝 떨어지면서 단풍의 빛깔은 더욱 선명해지고 명주 천에 물감이 번지듯 소리도 없이 가을이 우리 옆에 다가와 있습니다.
수줍은 새색시가 살짝 꺼내 입어보는 색동옷처럼 온 산야가 아름답게 새 옷으로 갈아입었습니다.
가을을 만나려 나갔습니다. 나를 맞아주려는 듯 억새가 푸른 하늘을 배경 삼아 솜털을 날리며 가을바람을 즐기고 있습니다. 그리고 성급한 단풍은 어느새 낙엽이 되어 춤을 추며  흩날리 있고요.
들녘의 분주했던 농부들의 모습도 한결 가벼워진 듯 보이고 분주하게 움직이던 기계도 잠시 논둑 가에서 쉬고 있는 듯 보입니다.
한 노인이 자신의 고향을 그리워하며 불렀다는 "내 고향으로 날 보내 주"란 노래가 자꾸 입안에 맴돕니다. "내 고향으로 날 보내 줘 ... ... 내 생전 위하여 땀 흘려 가며 그 누른 곡식을 거둬들였네. 내 어릴 때 놀던 내 고향보다 더 정다운 곳 세상에 없도다" 물론 가을은 어떤 음악을 들어도 어울립니다. 그러나 가을에 더욱 어울리는 음악은 외로움과 쓸쓸함이 베어있는 노래인 듯 합니다.
가을의 풍요로운 결실 뒤엔 겨울로 향하는 계절의 향기가 짙게 베어있습니다. 
추수가 끝난 텅 빈 들판과, 낙엽 쌓인 길을 걷노라면, 혼신을 다해 열정을 쏟아 연기를 하고 무대 뒤로 퇴장하는 당당한 배우의 뒷모습처럼 가을의 흔적들엔 뭔가 당당한 여운이 남아있습니다. 그래서 나는 떠나는 가을에게 힘찬 박수를 보내고 싶어집니다.
산행 중, 발에 밟힌 낙엽이 고와서 살짝 발끝을 들어 봅니다. 그리고 가을을 향해 깊숙이 걸어갑니다.
가을은 밖으로 향했던 마음을 거두어들여 내면을 바라보는 계절입니다. 이해하지 못해도 가을에 어울리는 브람스의 음악을 듣노라면, 마음 깊은 곳에 감춰 두었던 부끄러웠던 소년 시절의 꿈이 아릿하게 묻어나고 걸어온 길들을 되짚어 보게 되기도 합니다. 

가는 곳마다 가을축제가 한창입니다. 국화향기 그윽한 길을 따라 한 전시장엘 갔습니다. 
갖가지 모양으로 기발한 아이디어로 또한 재배기술과 설치 디자인 등으로 각양각색의 형상으로 꼬고 비틀어 만들어진 작품들은 왠지 아름답다는 생각보다는 가슴한쪽에 아릿함이 베어납니다.
화려한 전시장을 벗어난 한 귀퉁이 잡초사이에 겨우 고개를 내민 들국화는 더욱 진한 향기를 발하고 있습니다.  마치 선하고 경건한 수도사처럼 욕심도 자랑도 먼 곳의 이야길 뿐, 오로지 존재를 알리는 향기만 조용히 발하고 있을 뿐입니다. 아무도 기억해 주지 않아도 자신의 향기를 간직한 채 바람을 맞으면서 서있을 뿐입니다.
며칠 전 가까운 곳에서 가을을 느끼게 하는 맑고 깨끗한 영혼을 가진 작가들의 전시회가 열렸습니다. 전시된 작품들은 한결같이 흙 냄새가 나고 사람들의 따뜻한 정이 느껴졌습니다.
한 사진 작품 속에서, 새벽잠을 막 깬 어린 백로들의 울음소리가 들리고 밤을 지새워 사랑하는 새끼를 가슴에 품었던 어미백로의 순백의 모습에는 아침 안개냄새가 났습니다.
박력과 자신감으로 굵은 힘줄과 벌어진 어깨로 앞을 바라보는 청동의 묵직한 질감의 조각에는 남성의 냄새가 풍겨났고, 먹기둥을 기도하듯 갈고 갈아 수십, 수백 번 온몸으로 붓을 세워 써내려갔을 서예작품들과 혼신을 다해 화선지에 담아 낸 작가들의 땀에 베인 시와 그림들 속에 뜨거운 열정과 향기가 묻어나고 있었습니다. 전시실을 나오면서 만났던 작가들은 한결같이 영혼이 맑고 순수했으며 무어라 말할 순 없으나 개성과 향기가 짙게 베어나고 있었습니다. 
자기의 몫을 다한 낙엽은 가지를 떠나 주어진 길을 거부하지 않고 가고 있습니다. 맡겨진 사명을 다하고 나무아래 자리를 잡았습니다.
가을은 은은한 가을의 향기가 있습니다. 진한 아로마나 허브향은 아니지만 그 향기 속에는 추억과 사람의 정이 담긴 이름 모를 그러나 분명한 향기를 영혼으로 대합니다.
아궁이에 불을 지펴 끓여 주시던 어머니의 진한 된장국 냄새가 그립습니다.


강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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굳이 사진을 보지 않아도 글 만으로도 충분히 가을의 풍경 속으로 들어가 있네요. 하나님은 참 멋지고 감수성이 뛰어나세요. 계절따라 어쩜 이렇게도 다른 모습으로 지어놓으셨는지. 지치고 힘든 당신의 자녀들을 위해 평안과 여유를 주시려고 멋진 이벤트로 우리의 마음과 영혼에 기쁨을 주시네요. 저는 하나님께 어떤 기쁨을 드릴까요? 07-11-01 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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