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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양대 산행을 마치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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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쓴이 : 손순자
날짜 : 09-02-16 10:14
조회 : 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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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양대 산행
출발 이틀 전 밤새 바람이 불었다.
창문이 흔들리고 세숫대야가 날아가고, 다음날 하루 내 비바람.
계획하신 분은 얼마나 애가 탓으리....
대원 모두를 나처럼 생각 했으리 ‘에이, 비도 오니 아마도 계획은 취소되지 않았을까....’
다음 날 아침 날씨 청명.
아마도 나처럼 차분하게 마음먹은 대원들은 많은 듯싶고, 이러저러한 일로 참석은 저조했으리.
“띠리리리 ~리리리”
“엽떼여”
“아니 집사님 안나오고 뭐하십니까”
“아직 출발하지 않으셨나요?”
“사람이 나와야 출발을 하지요?”
“난 안갈 요량으로 아직 세수도 안했는데....”
“지금 빨리 세수 하고 지둘리시오. 태우러 갈 테니.”
전화통화중 목사님의 목소리도 들린다
“나권사님 어디 기신답니까?”
대충 분위기가 짐작이 된다.
이러저러한 핑계를 대다가 더 이상 예의가 아닌 듯 하여
“예, 20분 내로 준비할 태니 30분에 이쪽으로 오십시오.”
“알았슴다” 지휘자님의 목소리는 한결 밝아져있다.
부랴부랴 세수하고 대충 찍어 바리고 15분 만에 준비 끝
그런데 차기 오지 않는다.
“엽떼여, 어디심까?”
“유권사님 옷 입고 기신답니다.”
푸히히 나만 그런 게 아니구나....
에초에 9시 출발예정이 10시가 되었다.
차에 오르자 반가운 얼굴들.....
딱 맞는 정원!!!
먹을 것부터 내미는 후한 인심들.
(어디 가서 내가 이런 대접을 받으리,... 따라나서길 잘했지....)
목적지 무등산 세인봉.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12시 반에 다시 그곳에 모이기로 하고 각자 산에 오른다.
세 그룹으로 나뉘어 졌다.
양권사님과 김권사님 선두 그룹, 완전 무장을 하고 앞서 나간다.
두 번째 그룹 혼자 잘난 바보(바보라는 별명은 그날 처음 들었다. 혼자 잘난 줄 알았는데 바보란다. 애칭인가!!!꺄웃 갸웃)그러면 그런대로...
세 번째 그룹 나머지 5명.
빠르지도 그리 느리지도 않는 보폭, 주차장에서 산 아래까지 아스팔트길이 너무 길에 느껴진다. 족히 30분은 걸린 듯 하다.
발바닥으로 느껴지는 봄의 기운을 느끼며 한참을 오르니 이마에 땀이 흐르고 숨이 찬다. 잠시 서서 솔향기와 계곡물 소리를 듣는다. 봄이 가까이 와 있음을 느낀다. 한참을 오르니, 주차장에서 그렇게 많이 쏟아져 나오던 인파들은 모두 어디로 갔는지 듬성듬성 사람의 모습이 보일뿐. 가파른 계단을 올라서니 한결 바람이 시원하다. 바위로 둘러진 세인봉에 올라서니 광주시가지가 한눈에 펼쳐지고 겹겹의 산들이 발아래 펼쳐진다. 심호흡을 한번 하고 일행들이 기다릴 것을 생각하여 서둘러 발길을 재촉한다.
조금 내려오니 일행들이 기다리고 있다. 그곳에서 따듯한 차 한 잔으로 마른 목을 축이고 오늘 여기 온 목적대로 굵고 짧은 기도회를 가졌다. (주님의 성호를 찬양하나이다)
차에 올라 출출한 배를 채우기 위해 도착한 곳이 ‘람바다’ 그 람바다라는 상호 앞에 분분한 의견들이 오고 갔다 “남쪽에 있는 바다일까?”“무슨 카바레 이름 같다”“인디언 춤인가” 모두 한마디씩 던진다.~띠리리리리~ 리리리리리리리리리~ 한때 티비에서 유행하던 몹시도 섹슈얼한 춤이 생각나기도 한다.
암튼 무슨 의미인지는 주인에게 물어보지 않았으니 알 수는 없고, 각자 생각대로 남겨 두고. 들어간 음식점엔 해물탕, 해물찜, 등등 매콤 얼얼한 맛이 입맛을 당긴다. 모두 말없이 게 눈 감추듯 그릇들을 비우니, 오늘의 이 기도회를 계획하신 분께서 “거시기 말 좀 하고 잡수시오.” 한다.
“오늘 불러 주셔서 감사합니다.” 진심으로 고맙다는 말을 하니
“전화는 내가 했지만 전화를 지시한 사람은 따로 있슴다.” 라고 말한다. 어쨌거나 고맙고 감사할 일이다.
“여기까지 왔는데 그냥 갈 수 없잖아” 목사님의 말씀! (모두 OK)
그 말 안 나왔으면 섭섭하지....
담양으로 고. 그림자도 쉬어 간다는 식영정 조선 중기 김성원 이란 사람이 장인을 위해 마련한 정자라지만 송강 정철이 성산별곡을 지은 곳으로 더 유명한 곳이다. 정자에 오르니 오백년은 남짓할 것 같은 적송이 하늘을 향해 뻗어 있다. 우리는 정자에 앉아 눈앞에 펼쳐진 광주호의 반짝이는 물결을 보며 불어오는 솔바람소리를 들으며 우리의 그림자도 쉬게 했다. 그리고 이 아름다운 세계를 창조하신 주님의 성호를 찬양했다(참 아름다워라 주님의 세계는 ...)
성산별곡 시비 앞에 몇 장의 사진을 남겼다.
그리고 환벽당으로 자리를 옮겼다.
김윤제(1501~1572)가 창건한 곳인데, 송강 정철, 사하당 김성원 등이 대표적인 제자라 한다 우암 송시열 선생의 현판이 걸려 있는 것이 인상적이다. 옛 선비들이 이곳에서 시를 짓고 시절을 노래하지 않았을까.
뒤뜰에 붉은 동백이 몇 송이 떨어져 있고, 매화나무와 산수유나무도 자기만의 색깔로 꽃망울을 터트릴 준비를 하고 있다. 겨우내 움츠렸던 가지들이 살아 있음을 증명하며.
아! 생명의 경이로움이라니....
살아 있다는 것은 꽃을 피우는 일이고 열매를 맺는 일이다. 어찌 자연만이 그러하겠는가.
환벽당을 내려와 소쇄원으로 향했다. 대숲에서 솨~ 바람소리가 들린다.
조선 중기, 처사 양산보(梁山甫：1503~57)가 기묘사화로 스승인 조광조가 화를 입자 낙향해 은거지로 꾸민 별서정원(別墅庭園)이라한다. 애양단 이라는 담장을 돌아 올라가니 우암 송시열이 썼다는 현판을 걸고 제월당이 있다. 동산에 둥근 달이 떠오르며 제월당 에 앉아 한 잔의 차를 마시며 시를 짓지 않았을까.
산에서 내려오는 계곡물이 졸졸 소리를 낸다. 몇 년 전 만 하더라도 인위적인 느낌 보다는 자연스러움이 많았고 계곡물도 촬촬 흘러 내렸는데 너무 빠른 시간에 많이 변한 것이 적잖은 아쉬움을 남긴다. 옛것은 옛 것 그대로가 좋은 것을 ....
언제 한번 눈 오는 날 고즈넉이 와서 댓잎에 내리는 눈 소리를 듣고 싶다.
유난히 눈에 많이 뜨이는 높은 나뭇가지에 얹혀있는 까치집에 눈길이 간다. 숲이 우거져 있을 때는 보이지 않는 것들. 까치집을 보면 늘 궁금했던 것을 물어 봤다.
“집사님, 까치집엔 지붕이 있을까요 없을까요?”
“글쎄요....”
“지붕이 있겠지요. 물어보는 의도가 그런 것 같은데....” 목사님 말씀이다.
“지붕이 있으면 까치가 어떻게 들락날락 하겠습니까?” 실은 나도 몰라서 묻는 것인데....
지금 이글을 보시는 분이 까치집의 지붕이 있는지 없는지 여부를 아신다면 알려주시기 바람.
돌아오는 길에 유권사님의 친정마을에 들러 부녀간의 짧은 상봉을 흐뭇하고 아쉬운 마음으로 함께 느끼며, (자식의 도리를 다하게 하고) 핸들을 잡은 분의 말. 우리들의 1일 선상기도회를 성황리에 마치고 돌아왔다.
눈과 귀와 입과 마음을 즐겁게 하는 하루였다.
이 일을 계획하시고 준비하시고 실현하신 (운전대를 잡으시고, 입을 즐겁게 할 간식을 준비하시고 안내 해 주신 송호웅 집사님께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함께 동행하며 즐겁게 해주신 목사님 사모님 권사님들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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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성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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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하지 못해 죄송합니다. 가지는 못했지만 눈으로 보듯이 재미있는 글로 표현해 주심에 감사를 드립니다. 제가 본 까치집에는 지붕이 없던데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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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02-16 11:1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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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순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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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정집사님 함께 가셨으면 좋았을 것을 아쉬웠습니다.
아니 글을 고치려니, 코멘트가 달린 글은 고칠 수 없다니.... 그렇다고 지울 수도 없고, 수정할 부분은 소쇄원 제월당 현판을 우암선생의 글씨 인줄알았더니 누구의 글씨인지 알 수 없고 우암선생이 쓴 글씨는 담벼락에 일필휘지로 쓴 "소쇄처사양공지려"라는 글귀라 합니다. 어제, '가사문학과 호남의 정자문화' 로 박사학위를 받으신 남도대학 최한선 교수님께 여쭈어 보았습니다. 잘 알아보지 않고 올린 나의 실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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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02-17 09:2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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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변종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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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치집. 지붕없어요. 재미있는 산행 부럽습니다. 나도 따라 갈걸. 그런데 못 오게 했겠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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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03-19 16:3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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