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오근장로님께서 피택장로 연수때 낭독하신 시입니다.
큰 은혜받았습니다.




  수박
 
              서 오근

칼 대면
짜악
서릿발이 서리고

확
풍겨와
원두막에 넘치는
싱그러움

까아만 씨를 고르고
꿀맛이 범벅된
노을빛 속살을
씹으면

저만치 물러가는
삼복 더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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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원

                  서 오근


푸른 하늘에 돋은
별들을
꼬옥꼭
떼어
찬란한 목걸이를
만들고 싶다.

조각달을 타고
하늘을 떠돌며
세상을 한 눈에
보고 싶다.

서녘 언덕에
무지개 뜨는 날이 오면
무지개 꼭대기에
걸터앉아서
신나게 피리를
불고 싶다.

애들이
나를 보면
얼마나 부러워할까?

나는
포르르
날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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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엄마 품에 들면

                            서 오근

눈보라 속에서도
엄마 품에 들면
춥지 않아요.

부엉 부엉
부엉이 우는
칠흑같은 밤
엄마 품에만 들면
무섭지 않아요.

소슬바람 싣고 온
마지막 잎새
봉창문 후려치고
실날 같은 달
서산을 넘는 밤도
엄마 품에만 들면
외롭지 않아요.

쌓인 걱정
되살아
잠 안 오는 밤
엄마 품에만 들면 모두 잊고
꿈길로 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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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石工

      - 백동화 목사님 안식년 축하예배에 부쳐

 
                            서 오근

거센 눈보라 속에서도
살을 에이는 혹한(酷寒)에서도
수분을 송두리째 말리는 폭염(暴炎)에서도
석공의 망치질은 쉬지 않았어라.

부딪치고 쪼는 파열음(破裂音)
파편은 분산되어 육신을 학대(虐待)하고
망치 쥔 손에 맺힌 선혈(鮮血)이여!
뜨겁게 내리는 땀의 소나기여!

스물여섯 해의 고통으로
드높은 탑을 쌓고
오늘을 안식하는 장인(匠人)이여!
영광있으라!

하늘의 은총(恩寵) 차고 넘쳐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