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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 또 다른 이름 어머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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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쓴이 : 손순자
날짜 : 13-04-19 17:25
조회 : 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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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 또 다른 이름 어머니
정호승
저는 지금까지 신이 저를 사랑하고 있다는 사실을 의심해 본적이 없습니다. 만일 신이 저를 사랑하지 않는다면 어떻게 제가 존재할 수 있겠습니까. 지금 제가 이렇게 존재하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신이 저를 사랑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습니다.
그런데 가금 신이 저를 구체적으로 어떻게 사랑하는지는 궁금할 때가 있습니다. 신의 사랑이란 너무 막연해서, 늘 추상적이고 관념적인 것으로만 생각되어서 눈에 잘 보이지도 손에 잘 잡히지도 않습니다. 그래서 그 사랑의 눈빛과 숨결을 구체적으로 느끼기 어렵습니다.
바람이 눈에 보이지 않는다고 해서 바람이 불지 않는 것은 아니다. 바람에 흔들리는 나뭇잎을 보라. 나뭇잎이 흔들리는 것을 보면 바람이 분다는 사실을 알 수 있지 않느냐. 하나님의 사랑도 그와 같다. 하나님의 사랑이 눈에 보이지 않는다고 해서 하나님이 우리를 사랑하지 않는 게 아니다.
저는 어릴 때부터 막연히“바람과 나뭇잎”의 관계 속에서 신과 인간의 관계를 인지해 왔습니다. 그런데 지금 “신이 너무 바빠 자신을 대신해서 인간에게 어머니를 주었다”는 <<탈무드>>의 이야기를 믿습니다. 그리고 “모성은 주님을 닮았다” “신의 사랑에는 모성적 측면이 있다” 는 말을 통해 신의 사랑을 구체적으로 깨닫습니다.
신의 사랑은 어머니의 사랑과 똑 같다. 신은 내 어머니가 나를 사랑하는 것처럼 나를 사랑한다. 모성은 관념이나 추상이 아니라는 구체다. 신의 사랑 또한 그와 같다.
이런 생각을 하면 신의 사랑이 어떠한 것인지 구체적으로 눈에 보이고 귀에 들리고 손에 만져집니다. 아마 저처럼 신의 사랑을 구체적으로 깨닫지 못하는 이는 반드시 모성이라는 징검다리를 건너야 하나 봅니다.
올해 아흔하나 되신 늙은 어머니를 고요히 바라봅니다. 제 어머니가 아직도 살아계시는 것은 저로 하여금 신의 사랑을 깨닫게 하기 위해서입니다. 제 어머니의 사랑 중 어느 부분이 신의 사랑을 닮은 것일까 하고 생각해보면 바로 조건 없는 사랑과 희생입니다.
인간에 대한 신의 사랑에는 조건이 없습니다. 무조건 적입니다. 저에 대한 어머니의 사랑도 아무런 조건이 없습니다. 무조건 적입니다. 그런 무조건적인 사랑은 바로 희생이 바탕이 됩니다. 제가 지금 한 인간으로 지니고 있는 존재성은 바로 어머니의 무조건 적인 사랑과 희생의 바탕 위에서 이루어진 것입니다. 그동안 천길 아래로 떨어질 것 같은 삶의 벼랑 끝에서 그래도 저를 붙잡아 주는 것은 바로 모성입니다. 만일 제가 어머니의 사랑을 받지 못한다면, 어머니가 저를 사랑하지 않는다면 저는 한 인간으로서의 구실을 할 수 없습니다.
마찬가지입니다. 신이 제 어머니처럼 저를 사랑해 주지 않는다면 오늘의 저는 존재할 수 없습니다. 모성은 관념이 아닙니다. 신의 사랑 또한 관념이 아니라 구체입니다. 어머니는 신의 분신이며, 신의 또 다른 이름입니다.
글을 읽다가 옮겨 봅니다. ss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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