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러지에서 열린 교사기도회에서 지은 손수진선생님의 시입니다)

봄바람


손수진
 

 

물안개 피어오르는 夢灘강

기억처럼 느러진 강가에서

연둣빛으로 오는 봄의 정령이

파르르 눈동자를 떨며

강물에 얼굴 씻은 햇살과

오리나무 가지에 앉아 속살거리는 것을 본다

 

물 그늘에 비친 산허리

잔잔한 파동 그리며 가로지르는

물오리 깃털 위에 잠시 머물다가


봉곳한 청매화 꽃망울에

후, 뜨거운 입김 불어 주고 가는

안녕, 연두 바람

 

하늘에서 햇살가루

은총처럼 뿌려지는 아침

마음은 자꾸 그쪽으로 기울고

흙을 밟고 선 발바닥이 간지러워

자꾸 웃음이 나오는데


소리도 없이 슬쩍 꽃가지를 흔들어

아찔한 향기 천지에 뿌려놓고

돌아서서 시치미 떼시는 

아흐, 당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