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아야 이긴다

 

이동식(무안읍교회)

 

오랜 만에 고향을 방문하여 다녔던 중학교 앞을 지나게 되었습니다. 그 때는 분주하던 시골 중학교 정문 앞 조그마한 문방구는 낡고 초라한 건물이 되어있었고 나를 환영하고 반기는 교정의 나무들은 아름드리나무가 되어 하늘로 치솟아 검정교복의 꼬마를 맞아주었습니다. 특별한 참고서가 없는 그 시절, 자습서 광고를 위한 홍보물 시간표를 교문 앞에서 나누어 주었습니다. 거기에는 땅을 박차고 솟구쳐 뛰어오르는 잘생긴 말에 빨간 망토를 쓰고 멋진 모자를 쓴 라폴레옹 모습의 그림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그림 밑에“내 사전에 불가능은 없다”유명한 말이 적혀 있었습니다. 어린 시절 눈에 선한 그 손바닥만한 그림의 주인공 프랑스의 황제 나폴레옹이 수많은 전투 중에 손무가 지은 병법서인 손자병법을 애독했으며 풍전등하의 나라를 구한 민족의 영웅 이순신장군도 애독했던 책이 손자병법이었다고 합니다. 손자병법은 12편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그중에 3편에 손실을 최소화하고 승리할 수 있는 지혜의 방법을 서술한 “모공(謀攻)편”에 손무는〈知彼知己, 百戰不殆. 지피지기. 백전불태)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 번 싸워도 위태롭지 않다’는 유명한 말을 했습니다. 흔히 우리는‘지피지기(知彼知己)면 백전백승(百戰百勝)’이라 알고 있습니다. 사실 역사상 백전백승한 장수는 한 명도 없었습니다. 그래서 손무는‘이긴다’라는 승(勝)자 대신‘위태롭다’는 태(殆)를 선택했습니다. 상식적으로 적군의 허(虛)와 실(實)을 알고 나의 강함과 약함을 모두 알고 있는 상황이라면 전쟁에 매우 유리합니다. 적어도 적에 대해서는 잘 모르지만 최소한 나에 대해서 만큼이라도 잘 알고 있다면 아주 유리한 전쟁이 될 것입니다. 우리의 신앙도 자신을 알고 나를 향한 하나님의 은혜를 안다면 우리의 삶이 똑같은 조건 같지만 그중에 최고의 좋은 결과를 만들어 낼 수잇을 것입니다. 유명한 그리이스의 철학자 소크라테스는 델포이 아폴로 신전에 새겨져 있다는“너 자신을 알라”는 유명한 말을 남겼습니다. 사실 우리는 다른 사람 이야기를 많이 하지만 내 자신에 대해 잘 모를 때가 많습니다.“내가 누구냐!”이것을 제대로 모르면‘나’라는 존재의 가치를 잘못 판단하게 됩니다. 그래서 내가 누군지를 모르기에 때로 교만하여 넘어지기도 하고, 때로 열등감에 사로잡혀 절망하기도 합니다. 내가 누구인지를 알아보려면 여러 가지 방법이 있을 것입니다. 먼저는 주변 사람들을 통해서나 내 이력이나 경력을 통해 평가를 받을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이런 방법은 완전하지 않습니다. 관점에 따라 다르고 누가 평가하느냐에 따라 다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우리에게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 하나 있습니다. 그것은 하나님이 주신 영적인 거울인 성경을 통해 우리가 누구인지를 보는 것입니다. 시편에서는 하나님은 목자시고 우리는 그분의 양이라고 표현합니다. 또 요한복음에서는 예수님은 포도나무라 하시고 우리를 그의 가지라 표현하셨습니다. 또 우리는 질그릇이고 그 그릇 안에 보배가 담겨 있다고 하십니다. 알아야 이깁니다. 우리는 연약하고 볼품없는 피조물인 질그릇이므로 한 시라도 보살핌이 없이는 깨어지고 부숴 집니다. 그러므로 우리의 실체는 흙으로 만들어진 질그릇입니다. 조금만 잘못되어도 낙심하고 금세 피곤하고, 병들고, 늙고, 죽는 깨지기 쉬운 질그릇입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 걸작으로 이 그릇을 만드셨습니다. 그리고 그 안에 보배를 담아 가장 보배롭고 소중한 존재가 되었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자존감을 가지고 오늘도 겸손히 믿음으로 승리하여야 합니다.